





피아니스트 :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 피아노 연주자.
▶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정확한 음감, 섬세한 손의 조작능력, 그리고 풍부한 감수성을 타고났다. 그러나 이것들 만으로 레브의 칭호를 갖기 어렵다. 그가 레브 피아니스트의 자리에 오를 수 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노력. 요한은 남들보다 수 백 수 천배 노력 할 수 있는 끈기를 재능으로 타고났다. 요한에게는 피아노 연주를 함에 있어서 힘들다, 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그에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숨 쉬는 만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그런 요한이기에 칭호를 얻게된 계기 역시 간단하다.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는 동안 단 한번의 준우승을 제외하고 모든 콩쿠르 및 경연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많은 피아니스트들과 음악 평론가들은 요한의 연주에 대해 감정 표현에 한해서는 조금 박한 평가를 내릴지라도 연주의 정확도에 있어서는 흠을 잡지 못한다. 깔끔한 터치와 확실하고 과감한 도약, 부드럽게 물결치는 아르페지오와 극단적으로 섬세한 강약의 조절, 그리고 소름끼치게 정확한 타이밍. 요한은 기계와도 같은 완벽한 연주자다. 그는 공연 내에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미스 터치, 즉 틀린 음을 연주한 적이 없다. 감점의 요소가 거의 없는 터라 그가 경연에서 우승을 놓치는 것 역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요한은 18세에 쇼팽 국제 콩쿠르 준우승을 기점으로, 2년 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3년 뒤에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세계의 크고 작은 대회에서 우승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세계를 돌아다니며 관객들에게 완벽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 잘했다면, 한 번만 칭찬 해주세요. '




로켓 (어머니의 사진이 끼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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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지병으로 작년에 병사했다. 그는 경연으로 그녀의 마지막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이에 대한 죄책감도 상당히 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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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애정결핍.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이어져 지금도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이로인해 자신에게 애정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성향이 있다.



그의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그의 어머니, 마리아 알브레히트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할 필요가 있다. 마리아 알브레히트는 전(前) 레브 피아니스트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던 여성이다. 그녀의 연주는 매우 섬세했으며, 아름답고, 놀랍도록 정확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신이 내린 재능이라하여 신재(神才) 라 일컬었다. 그녀는 피아니스트로서 누릴수 있는 모든 명예를 누렸다. 딱 10년전까지만 말이다. 그녀가 어린 유년시절부터 앓아온 지병. 그것은 그녀의 재능을 밑바닥까지 좀 먹었다. 손의 감각이 완전히 마비되어 버린 그녀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세계 제일로 남아있고 싶어했다. ‘레브’, 최고의 재능을 가진 자에게만 허락 된다는 칭호. 그 칭호가 주는 명예는 얼마나 달콤하던가.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없다면 그 자식이라도 최고가 되게 하리라.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아들인 요한 알브레히트를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키우기로 다짐했다.
요한은 어릴 때부터 레브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교육 받아왔다.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피아노 연주에만 매진하는, 그야말로 기계와 다를 바없는 삶이었지만 그다지 불만은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적 없는자가 맛 없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맛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듯, 그도 이러한 삶을 당연하게 여겼으리라. 오히려 그는 가끔씩 자신이 완벽하게 연주를 끝마쳤을 때, 어머니가 한 두 마디 던지는 가벼운 칭찬에 행복을 느꼈다. 요한은 무미건조한 삶 속에서 오직 어머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았다. 수 천, 수 만 번에 가까운 연습 끝에 요한의 재능은 개화하기 시작했고, 그는 13살의 나이를 기점으로 차세기 피아니스트로서 주목받았다.
온갖 콩쿠르에서 우승상을 휩쓸며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요한은 18세에, 최초로 국제 콩쿠르에 출전한다. 어머니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우승은 필수적이어야만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레브 피아니스트의 칭호는 곧 자신의 것이 될테니까. 매번 큰 기복 없이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치던 요한이지만 마지막 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컨디션 난조로 그는 단 하나의 미스 터치를 허용하고 만다. 여태 한 번도 틀린적이 없는 그가 최초로 실수한 것이다. 수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미스 터치를 하지만 요한의 실수는 이례적인 것이었으며, 또한 치명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에 크게 동요했고, 나머지 연주에서도 잇다른 실수가 발생했다. 그는 무대를 완전히 망쳐버렸다. 그가 여태까지 해왔던 연주를 높이 사, 준 우승상은 수상할 수 있었지만 우승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만족하지 못했고, 크게 실망했다. 혹자는 준우승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었지만 요한에게 있어 어머니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준우승 상 따위는 쓰레기였고, 완전한 실패였다. 그에게 있어 이 기억은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아버렸다.
그 이후 2년의 공백기를 거쳐 재도전을 통해 그는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를 기점으로 다시 전 세계의 콩쿠르를 휩쓸며 마침내 레브 피아니스트로서 인정받게 된 요한이지만 그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지병 악화로 인해 쓰러져서 병상에 드러누운 까닭이다. 그럼에도 요한은 피아노에 매진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머니께서 다시 일어나주시지 않을까. 다시 칭찬해주시지 않을까.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입을 떼지도 못할 정도로 쇠약해졌고, 이내 요한의 26번째 생일에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들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아들을 자랑스러워 했는지, 사랑했는지도. 이후로 요한은 깊은 실의에 빠졌다. 피아노와 어머니 밖에 없던 삶에 어머니가 사라지자 이젠 피아노밖에 남질 않았다. 어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한 피아노는 방향을 잃고, 아무런 목적도 없는, 그저 완벽한 연주를 위한 피아노가 되었다.
자학적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아 매사의 일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성향이 크다. 자신의 탓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내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식의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은 그의 결벽에 가까운 강박증과 어우러져서 자기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다 못해 결박하는 수준에 이른다.
완벽주의자
결벽에 가까운 강박증. 조금의 실수도 용서하지 못한다. 그것이 피아노 연주가 되었든 인간 관계든지 마찬가지다. 대중들에게 항상 상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원래 상냥한 성격인 탓도 분명 있지만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탓이 크다. 조금이라도 어긋남이 생기거나 실수를 저지르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드물게 히스테릭한 모습을 보인다. 이 상태에서 원 상태로의 회복은 상당히 오래걸린다.





